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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 한 방
이용훈 2017/07/19 568

총알 한 발

         

 

 

 

20170405 이용훈

 

  ··, , , ! 하얼빈 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안중근 장군이 쏘고 남은 총알 한 발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숙제를 남겼다.

  남산공원 안중근 아카데미 수업에 30분 정도 일찍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차창 밖에는 가을 끝이어서인지 단풍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음악을 들으며 의자를 눕혔다. 잠깐 눈이라도 부칠 생각이다. 이런 호사는 애국지사의 희생 없이는 누릴 수 없으리라. 잠이 들어 수업에 늦으면 곤란한데 하면서도, 눈꺼풀은 살포시 단풍 빛으로 물들어 간다.

 

   대한제국 침략의 원흉이며, 동양평화의 파괴자인 일본의 조선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간도에 온다는 기사가 떴다. 하늘이 준 기회다. 안중근 장군은 환영 행사가 어느 역에서 할지를 정확히 모른 채, 우덕순과 조도순은 차이자거우(蔡家溝)역에, 자신은 유동하와 하얼빈 역에서 이토를 사살키로 작전을 수립했다. 기차는 차이차거우 역에 잠시 멈추었다가는 하얼빈 역으로 향했다.

 

   19091026, 러시아 극동군 담당인 하얼빈 역내 행사장 주변을 러시아 헌병과 경찰들이 호루라기를 신경질 나게 불며,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기차가 도착하자 한 무리의 일본인들이 기차에서 내린다. 가능한 한 이토가 있는 곳을 향해 가까이 가야 한다. 안 장군은 관중 사이를 비집고 밀치며, 간신히 그들 앞, 5미터 까지 접근하였다. 품속의 권총 무게가 다시 느껴진다.

 

  안 장군은 사살 대상자의 얼굴을 몰랐다. 누군가 이토!’의 이름을 환호하자 손을 흔드는 자가 있었다. 이토다. 저자가 탄착점이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탕··탕 세 발을 쏘았다. 연이어 옆에 있던 세 사람에게 각 한발씩 더 쏘았다. 목표물을 오판할까 하는 우려에서다. 총소리에 놀란 주변은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 채 우왕좌왕 혼란에 빠졌다.

    코레아 후라(대한만세)! 코레아 후라! 코레아 후라!를 외쳤다. 러시아 헌병들이 달려들었다. 안 장군이 왼손으로 총구를 옮겨 잡는 순간 안되!” 하며 나는 소리쳤다. 깜짝 놀라서 일어 나보니 잠깐 잠이 들었나 보다. 광풍은 자동차 지붕 위로 많은 나뭇잎을 일시에 떨어뜨리고 지나갔다. 단풍잎이 차체에 부딪히는 소리가 총소리처럼 들리며, 긴장감 속에 잠든 나를 놀라게 하며 깨웠다.

 

  그를 잃고 싶지 않았다. 체코제 브로우닝 권총 격실 안에 남은 총알 한 발로 자살하려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돼하고 소리치며 깼다. 놀랬는지 가슴이 쿵쾅거린다. 자살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 무슨 생각에서인지 총을 러시아 헌병에게 순순히 넘겼다. 마지막 남긴 총알 한 발은 안 장군의 유언을 근거로 메타포(metaphor) 적 의미를 사색해 보았다.

 

   우리 2천만 형제자매는 각각 스스로 분발하여 학문을 힘쓰고, 실업(實業)을 진흥하며, 나의 끼친 뜻을 이어 자유 독립을 회복하면, 죽는 여한이 없겠노라라며 숙제를 주셨다. 오천만 국민이 마지막 총알 한 발을 암시적 의미로 해석하여 애국, 기부, 봉사, 배려, 청소 등 정치적 상투어가 돼버린 어휘들을 이타적으로 바꾸어 행()한다면, 오천만 건이 모여 위대한 대한민국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결혼하고 처음으로 마누라(지혜자 wise of knowledge)에게 핸드백을 사주러 롯데 백화점에 갔다. 중국인들이 철수해서 그런지 한산하다. 국산 핸드백 두 개를 놓고, 두 시간째 저울질하는 아내에게 요즘 롯데가 사드 보복으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여 있어, 두 개 다 사요라고 말했다. 종업원이 두 손 들고 와! 하며 환호하는 것을 뒤로 한 채, 내일을 향해 쏘기 위해 다시 총알 한 발을 장전(裝塡)한다.


중국 대련 여순에 다녀왔습니다
판소리 <안중근의사가>에 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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